목회칼럼

받지 않은 것이 있습니까? (25년 10월 12일)
2025-10-11 16:30:46
한광교회
조회수   38

세계적인 산악인 엄홍길 대장은 히말라야 16좌 완등 후, 그 영광을 자신과 동행했던 셰르파 ‘파사누르’에게 돌렸습니다. 등반 중 자신의 목숨까지 구해주었던 그는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엄 대장은 정상에서 그의 영정 사진을 펼쳐 들고 눈물로 고백했습니다. “당신이 있었기에 내가 여기 올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인생은 어떻습니까? 내가 이룬 성취, 내가 소유한 것들을 당연한 나의 전리품으로 여기고 있지는 않습니까? 성경은 우리에게 물으십니다. “네게 있는 것 중에 받지 아니한 것이 무엇이냐 네가 받았은즉 어찌하여 받지 아니한 것 같이 자랑하느냐” (고전 4:7)

 

하나님은 때로 우리를 애굽의 ‘기름진 땅’이 아닌 가나안의 ‘더 깨닫는 땅’으로 인도하십니다. 애굽의 고센 땅은 나일 강의 풍부한 수자원으로 인간의 노력과 계획으로 풍요를 예측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곳에서는 “내가 했다”는 교만이 싹트기 쉽습니다. 그러나 가나안은 다릅니다. 산과 골짜기가 있어 오직 하늘에서 때를 따라 비를 내려주셔야만 살 수 있는 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볼 수 밖에 없습니다. 내가 끌어다 먹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것을 받아 사는 인생임을 깨닫게 해 주는 땅입니다.

 

이처럼 모든 것이 선물임이 분명한데, 왜 우리의 삶에서는 감사가 이토록 메마르기 쉬울까요? 그것은 우리 마음속에 감사의 강물을 막는 견고한 둑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 힘으로 쟁취했다’는 세상의 속삭임, ‘이만큼 했으니 마땅히 받아야 한다’는 자기 의의 덫, ‘잃을지도 모른다’는 소유의 불안, 그리고 ‘어차피 다 팔자소관’이라는 운명론적 무감각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견고한 진들은 은혜의 감격을 앗아가고,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를 차가운 거래 관계로 전락시킵니다.

 

진정한 감사는 좋은 ‘일’을 넘어 은혜를 베푸신 ‘주님께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열 명의 나병환자 중 오직 한 사람만이 주님께 ‘돌아와’ 엎드렸듯, 감사는 은혜의 근원이신 주님께로 삶의 방향을 전환하는 인격적인 응답입니다. 바울은 모든 고난 속에서도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했습니다. 그의 감사는 조건에 따른 것이 아닌, 자신을 구원하신 은혜의 결과물로 자신의‘존재 자체’를 드리는 감사였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나를 나 되게 하신 그 놀라운 사랑 앞에 설 때 우리의 감사는 비로소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의 내가 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라는 고백이 터져 나올 때, 우리의 삶은 하나님께 드리는 가장 향기로운 예배가 될 줄 믿습니다.

 

섬김이 차은일 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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