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025년의 마지막 주일, 달력의 마지막 장을 넘기며, 우리는 또다시 새해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임명주일이라는 이름 하에 긴 명단을 읽어 내려갈 것인데, 그 호명이 어떤 분에게는 설렘이 될 것이고, 어떤 분에게는 거룩한 부담이며, 혹 누군가에게는 피하고 싶은 짐으로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보배로운 성도들이여! 저는 오늘 여러분을 직분자나 임원이라는 딱딱한 이름 대신, 담지자(擔持者)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담지자란 단순히 짐을 든 사람이 아닙니다. “어깨에 생명을 메고(擔), 온몸으로 그 무게를 지탱하며(持), 끝까지 버티는 사람(者)”입니다. 여호수아 3장에 나오는 요단강을 건너던 제사장들이 그런 역할을 했습니다. 그들은 백성들이 마른 땅을 밟고 지나가는 동안,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시퍼런 물 벽 아래서, 강물 한복판에 발을 박고 꼼짝없이 서 있었습니다. 그들이 움직이면 물이 다시 흐르기에, 마지막 한 명의 아이와 노인이 건널 때까지 그들은 그 춥고 두려운 자리를 지켰던 것입니다.
2026년, 하나님이 여러분을 부르신 자리가 바로 그런 자리입니다. 소그룹의 리더로, 주일학교의 교사로, 찬양대와 안내위원, 주차위원, 차량위원, 봉사위원, 바나바사역팀 등 봉사자로 부르신 것은 단순한 봉사가 아니라, 그 섬김의 자리에서 ‘버티고 서 있어 주’기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소그룹 안에서 눈물로 버티고 서 있을 때, 세상으로 떠내려가던 한 영혼이 안전하게 주님께로 건너올 것입니다. 여러분이 교사의 자리에서 아이들을 품고 버틸 때, 다음 세대를 향한 세속의 거친 물살이 끊어질 것입니다. 여러분의 헌신은 단순한 봉사가 아닙니다. 우리보다 앞서가시는 예수님의 꿈, 비전입니다. 그러니까 내 힘으로 버티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사명을 맡기신 주님의 능력이 나를 붙드어 줄실 것입니다. 세상은 눈에 드러난 일만을 주목하지만, 우리 예수님은 오늘 강물에 퉁퉁 불어버린 여러분의 ‘젖은 발’을 주목하실 것입니다. 그 젖은 발 때문에 우리 교회가 살고, 가정이 살고, 우리 자신이 살 줄 믿습니다.
보배로운 담지자들이여! 2026년, 우리가 건너가야 할 그 강 앞에 서시기 바랍니다. 첫발을 내딛읍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또 한 해를 버팁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기적을 맛볼 수 있도록 힘과 능력을 부어 주실 것입니다. 그러한 은혜가 풍성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섬김이 차은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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